[로컬 인사이트][파도의 시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시선으로 본 강릉, 우리동네 이야기 『노암일기 : 우리들의 강릉 이야기』

2022-01-26
조회수 643

[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으로,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번 추천 도서는 강릉에 오랜 기간 거주하면서 이 도시를 누구보다 사랑하게 된 강릉의 시니어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자신만의 프레임을 잡아낸 『노암일기:우리들의 강릉 이야기』 입니다.



강릉시와 더웨이브컴퍼니가 함께 한 강남동 도시재생 프로젝트 『노암일기:우리들의 강릉이야기』는 소집 고기은 선생님이 글을 쓰고 더웨이브컴퍼니 진명근 디렉터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진 촬영 교육을, 전의영 디자이너가 지역 주민이 촬영한 사진을 편집하고 디자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책장을 펼치면 작가별로 쓴 문장이 보입니다. '강릉 거주 ○○년차'라는 문구와 함께 이 도시에 관한 느낌을 짧게, 하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참여작가들은 '주민들의 소중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고 싶은 사람', '강릉만큼 살기 좋은 곳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 '동네의 소소한 이야기를 찾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과 같이 강릉과 노암동 그리고 카메라와 사진에 대한 생각을 문장으로 만들어 자신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사진 클래스를 운영한 진명근 디렉터는 "주민참여형 도시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프로젝트인 노암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이 바라보는 지역의 이미지였습니다. '누군가가 주민들에게 노암동 어때요?'라고 물어보면 동네 주민들은 갑작스런 질문이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을거 같았어요. 그래서 주민분들과 사진 수업과 각자가 찍은 사진에 대해, 지역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죠"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저 역시 '노암동에 이런 공간이 있었구나'라는 걸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로컬의 렌즈를 통해 담고 싶었습니다. 지역주민분들은 처음에는 카메라가 어색하고 다루기 부담스러워 하셨는데 '망가뜨려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나니 조심스럽게 다루시면서도 즐겁게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전의영 디자이너는 "지역주민 분들은 단기간에 빠르게 사진 촬영 기술을 배웠지만, 디자인을 하는 입장에서 전문적인 사진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 시선이 좋았습니다. 동네를 거니는 길냥이, 누군가는 귀찮다고 여기며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그 아이의 모습을 노암동의 높고 낮은 지대에 자리한 아기자기한 집들 온전히 담은 작품이 새롭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라며 지역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정어린 관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강미진, 권오석, 김미순, 이시영, 이선용 다섯 분의 지역주민들과 함께 사진을 배우고 우리 고장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습니다. 이후 책 발간과 함께 작가로 거듭난 다섯 분의 작품을 전시회로 열기도 했습니다.



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뜻밖의 길을 걷기도 했고, 뜻밖의 풍경을 마주하기도 했고, 뜻밖의 사람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그리운 마음, 고마운 마음이 더 진해졌습니다. 7쪽


아버지는 원양어선 타는 어부셨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 번씩 집에 오셨다. 오실 때마다 오징어를 한 보따리 가져오셔서 우리에게 포장하라고 시키셨다. 그땐 그 오징어 냄새가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그 오징어 냄새가 그립다. 25쪽



"단오라는게 그래. 못 보던 사람들을 단오장에서 다 만나잖아. 그래서 강릉사람들뿐만 아니라 객지에 사는 사람들도 단오를 많이 기다리고, 그리워하는거지" 33쪽


잠 못 드는 밤엔 찻잔 속에 담아놓았던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하나의 찻잔에 수백 가지의 이야기와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오늘밤도 찻잔에 이야기 바람이 불겠다. 51쪽



우리 동네엔 오래된 이발소가 있다. 노부부가 운영한다. 아저씨는 손님 머리를 깎으시고, 아주머니는 면도를 해주신다. 단골손님 중에는 하늘나라로 가신 어르신들도 많다. (중략) 오래오래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69쪽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소중한 벗들이 있는 고향 강릉이 좋다. 다리만 건너면 시장이 있고, 생활하기 편한 우리 동네 노암동이 참 좋다. 84쪽




글 = 변준수

사진·디자인 = 진명근(Workroom033), 전의영

제작 = 더웨이브컴퍼니

우리와 함께하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