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만드는 사람들][더웨이브컴퍼니] 디자이너 백나영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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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그리고 강원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의 이야기입니다.

[더웨이브컴퍼니] 디자이너 백나영

 


"라면은 같이 일하면서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에요. 디자이너로서의 능력도 출중하고 기획자의 혜안도 가지고 있는 인재죠."

평소 장난스럽게 투닥거리면서도 일할 때는 누구보다 찰떡 콤비를 이루는 기획팀 이태훈 디렉터가 백나영 디자이너에 대해 워크숍 때 했던 말입니다. 그간 더웨이브컴퍼니의 수많은 디자인 작업과 로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Nilda(닐다)', 2021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강릉살자'의 기획과 운영까지 그녀의 행보는 그 누구보다 과감하고 진취적입니다.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내는 백나영 디자이너와 함께 강릉과 TWC, 일과 로컬 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백나영 님의 해시태그

#찐ISTJ #I인데_E에_끌리기_시작했어 #영민하다 #더이상_낯_안_가림 #올라운더를_꿈꾸는_중 #라면은_언제나_옳다

 


2년 전 인터뷰와 현재 달라진 점이 어떤게 있는지, 그간 해왔던 작업,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에 대해 궁금합니다

그때는 패기가 있었죠. 그렇다고 지금 패기가 꺾였다는 말은 아닙니다. 지금은 2년 전보다 일하거나 사회생활에 있어 더 요령이 생겼죠. 입사하자마자 맡았던 일이 'Nilda'프로젝트였습니다. 입사도 처음인데 큰 프로젝트를 맡았어요. 브랜드를 만드는 일...쉽지 않았습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말 그대로 0부터 시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회사 생활에 적응하면서 브랜드를 기초부터 만들어야하니 예측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저만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안정적이게 된거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업이 뭐냐'라는 질문에 앞서 얘기했던 'Nilda'가 생각났어요. 브랜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뼈대와 살을 붙이는 복합적인 작업을 했습니다. 새로 탄생할 브랜드에 철학도 녹여야 했죠. 저와 (지금은 TWC를 떠난) 하은 디자이너, 두 사람이 잘하고 익숙하게 여기는 것들이 녹아든, 분신같은 존재죠. 1년동안 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이어온 것이기에 더 기억에 남습니다. 회사에서 이렇게 최장 프로젝트를 한건 저밖에 없을 거예요. 하하하.

Nilda만큼 솔솔밀크티도 기억에 남아요. 외주 작업이어서 클라이언트와 의논하면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클라이언트 분들이 원했던 바를 잘 반영한 작업이었고 무엇보다 제 아이디어가 많이 녹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던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지난 워크숍에서 논의된 신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요. 강릉살자에서 시도했던 커뮤니티 빌딩에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고요. 생각보다 사람들 틈바구니에 있는게 좋았습니다. 친구와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걸 느꼈거든요. 커뮤니티와 별개로 브랜딩 작업을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디자인 문법부터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Nilda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지만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거든요. 헤헤헤


 

앞서 말한 것처럼 디자인과 기획을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백나영과 기획자 백나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같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획이 선작업이고 디자인은 후반 작업에 속합니다. 디자인 안에 기획이 들어가 있어요. 디자인 작업을 할 때면 기획이 반드시 필요하죠.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보통 기획을 할 줄 안다고 볼 수 있어요. 디자인 안에서의 문법을 효율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단계가 '기획'이니까요. 

그리고 디자인을 할 때는 모든 어플리케이션을 비슷한 결로 만들어야 하기에 공통성을 가져가야만 합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부분이 기획과 통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을 잘 하다보면 기획력도 자연스럽게 늘죠. 제게 있어 두 가지 일 모두 같은 결의 일입니다. 전후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디자이너들은 다 그렇지만, 특히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일지', '어떤 형태로 전달할지'를 머릿속에서 그림 그리듯 상상하는 습관이 있어요. 어떤 뉘앙스여야 전달력이 있을지 떠올리는 과정이, 기획하는 일련의 과정과 결국 동일한 것 같아요.

 


회사 이야기를 하면서 '강릉살자'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합니다. 강릉살자를 기획·운영하면서 든 소감에 관해 듣고 싶습니다

강릉살자에서는 디자인보다 기획·운영에 더 크게 참여했습니다. 예전부터 이런 포지션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사 당시에는 디자이너로 들어왔기 때문에, 기획 일을 진취적으로 하고 싶어도 쉽지 않았습니다. 

강릉살자는 우리가 그간 해 왔던 작업들과는 다르게 규모가 크고 새로운 성격의 사업이라 더 다양한 의견을 많이 모아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기존 직무에 얽매이지 않고 팀원을 모으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저처럼 디자이너도 기획과 운영에 크게 가담하는 형태가 됐죠. 당시에는 얼떨떨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실험할 수 있었고, 회사 차원에서는 '직무중심이 아니라 역할중심으로 업무를 분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요.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한건 아니에요. 팀워크가 좋으면 '내용은 뭐든 상관없다. 어차피 잘 해낼 거니까!'라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함께 자신감이 잘 형성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Nilda' 브랜딩을 할 때 김하은 디자이너와 팀워크를 다졌고 한동안 그에 대한 공백을 느꼈는데 강릉살자로 다시 채운 느낌이었죠. 시너지도 좋았습니다. 3기를 하게 되면 다시 기획과 운영을 맡고 싶어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이 계속 이어가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면과 백나영'사이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평소 강릉 생활을 하면서 하고 있는 활동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본캐 백나영과 부캐 라면 사이에는 차이가 있어요. 전 일할 때 경직되는 스타일인 반면 사석에서는 말이 많은 편입니다. 어떤 주제가 있으면 자세하게 설명하는 경향이 있어요. '강릉살자'를 할 때 두 개의 자아가 충돌해서 힘들었습니다. 일할 땐 일에만 집중하는 타입인데 거기서는 멀티플레이어로 활동해야 했거든요. 본질적으로 강릉살자가 커뮤니티 사업이기에 본캐와 부캐의 자아가 녹아들 수밖에 없어요. 그 사이에서 충돌이 생긴거죠. 능수능란하게 못한 부분이 조금 아쉬울 때가 있어요. 평소 마음이 편할 때는 대화할 때 말이 많고 길게 하는 편인데 프로그램 기간에 많이 못한 게 못내 아쉬워요. 친구들 앞에서 일하는 모습을 굳이 티내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바쁜 사람'처럼 보인게 아닌가 싶어 아쉽고 미안할 때가 있었어요.

두 개의 캐릭터가 완전히 다르진 않지만 비슷하지도 않죠. 그래도 둘 다 제 모습이에요. 두 캐릭터가 이리저리 섞인 한 가지의 얼굴로만 살고 싶은데, 아직은 두 캐릭터를 합치지 못한 채 상황에 맞춰 번갈아 쓰느라 애쓰는 느낌이예요. 뿅망치 게임을 하는데 냄비와 망치를 바꿔 든 느낌이랄까요. 원래 성격은 내성적인 편입니다. 최근에는 많이 바뀌었어요. 친한 사람들과 주로 어울렸고, 사람이 많아질수록 조용해졌는데 강릉이라는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더 이상 낯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됐어요.

요즘 취미를 묻는다면 전통주 테이스팅과 식물 가꾸기를 꼽고 싶어요. 겨울 시즌이라 화분 가꾸기가 비수기여서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대신 얼마전 강릉살자 1기 친구 영월과 함께 농사, 농업에 관심이 많은 '벗밭' 친구들을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영월이 벗밭 활동을 한다는걸 알기 전부터 벗밭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어서 더 신기했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 식물을 제대로 길러보고 싶습니다.

전통주에도 빠져 있어요. 인터넷에서 좋은 술을 구매해 친한 사람들과 맛보고 이야기하며 테이스팅 노트도 적고 있어요. 아! 그리고 뜨개질도 하고 있는데 며칠전 바늘이 부러져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 진명근(Workroom033), 김리오, 백나영님 사진 제공

장소 =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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