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만드는 사람들][더웨이브컴퍼니] 매니저 정언호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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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그리고 강원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들의 이야기입니다. 

[더웨이브컴퍼니] 매니저 정언호


정언호 님은 2021 청년마을 지원사업 '강릉살자'와 지난해 [예술가의 사무실 : Work & Art] 전시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시회 참여 작가 인터뷰로 한번 대담을 나눈 적이 있어서 여러모로 콘텐츠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정언호 님이 워낙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터라 작가가 아닌 더웨이브컴퍼니 멤버로서의 인터뷰도 즐겁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정언호님의 해시태그

#ENTP #크게_낙담하지_않는_편 #임기응변이_꽤_좋음 #나는_자유롭다 #말랑카우

 

더웨이브컴퍼니에서 맡고 있는 일에 관해 간략히 설명해주신다면? 

운영팀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일로오션 운영을 맡았고 그외 여러 프로젝트에서 운영 쪽 업무를 담당할 예정입니다. 간간이 디자인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 작가와 더웨이브컴퍼니 직원으로서 마음가짐이 다를 듯합니다. 강릉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차이가 있을까요?

일러스트 작가로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프리랜서는 작가로서 예술활동을 하는 동시에 개인사업자와 같다는 점이죠. 제가 하는 활동과 작품이 저를 나타내면서 평가받는 외부의 지표가 됩니다. 대신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장소에 구애받을 이유가 적은게 좋아요. 굳이 서울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강릉은 프리랜서에게, 예술가에게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작가 입장에서 강릉을 봤을 때, 기회의 측면에서도 가능성이 열려있어요. 서울이나 대도시에는 신인 작가, 기업에 기회가 적습니다. 아니,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경력이 굉장한 분들이 이미 많이 포진해있고 일 역시 많이 가져가기에 새롭게 진출하는 프리랜서들이 일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강릉을 포함한 로컬에서 작업하면 관공서나 협력업체를 서울보다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작업을 의뢰하는 입장에서도 능력만 있다면 굳이 멀리 있는 서울의 프리랜서와 기업들보다 로컬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 하시죠.

더웨이브컴퍼니 직원으로 바라보는 강릉, 그리고 제 개인의 커리어를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느낌이 듭니다. 기대와 고민이 느낌이랄까요.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하는 입장에서 서울을 벗어나서 일하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로컬에서 창의적인 작업을 이어가는데 이걸 좋은 커리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하는 부분이 고민되죠.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과 별개로 '지역에서 일했다는 부분이 내가 생각하는 만큼 다른 이에게도 메리트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릉에서 일하는건 제게 즐거움과 영감을 주기에 충분해요.

 


강릉, 로컬에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도권에서 로컬로 온 이유는 꽤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바다를 좋아하고 서핑을 즐기기에 동해가 있는 강릉이 끌렸습니다. 그리고 이미 포화될 때도 포화된 '서울과 경기의 수도권 집중화에 나까지 편승하진 말자'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세계 여러나라에서 메트로폴리스가 많이 구축돼 있지만 수도권 집중화는 조금 다른, 제가 보기엔 기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서울을 벗어나 작업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요.

저는 '로컬(local)'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힘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나 여러 사업에서 많이 쓰여서 예전보다 익숙하고, 과소비되는 면도 있지만 여전히 좋은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로컬을 찾아서 강릉에 온 저처럼 청년들이 지역에 왔으면 했고, 더웨이브컴퍼니의 비전과 제가 바라는 부분이 공유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래 친구들, 20대와 30대 청년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사업과 아이템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예술 활동에 있어 대지 예술을 해보고 싶어요. 자연과 사람, 공간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되는 대지 예술은 참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특히, 그 장소에 가야만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강릉의 바다와 산, 솔숲, 그리고 사람이 더해져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릉살자' 1기로 참가한 소감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수도권의 편중화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잇었습니다. 정해진 장소와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일을 하고 있기도 했고, 평소 바다를 좋아했기에 바다가 함께하는 도시에 가고 싶었어요. 업무 미팅을 하기 위해 서울을 오갈 때도 많으니 KTX와 같은 교통이 잘 이어진 곳이면 더 좋았죠. 강릉은 이런 조건을 다 포함하는 도시였습니다.

강릉살자 1기로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제자신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사실 친구들이 없더라도 여기에 올 생각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친구들, 커뮤니티 없이 여기서 버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상과 현실, 두 가지 이유를 좇아 이곳에 왔는데 정작 저를 이 도시에 머물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친구들이었어요. 인간관계가 삶에 있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강릉살자에 참가하며 썼던 별명 '덤덤'과 인간 정언호는 조금 다른 듯해요. 강릉에서는 살고 있는 덤덤에게는 친구들도 많고 작업을 할 때도, 생활을 이어갈 때도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제게 들어온 작업 중 일부를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개인 작품 활동에도 집중력이 높아지고 힐링도 됐습니다. 이상적인 시간을 보냈죠.

정언호, 세글자에는 용인에서 일할 때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는 현실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여전히 그렇고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덤덤보다 조금 더 차가운 사람이었습니다. 프리랜서로 작업을 받고 진행하다보면 내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작업을 의뢰한 측에서는 제 작품의 가치를 인지하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작업 비용을 줄여야 했고, 저는 작품의 예술성과 프리랜서로서의 경제적 판단의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제 작품을 지켜야만 했죠.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작업과 동시에 협업이 이뤄지면서도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더 금전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고 강남으로 쉽게 갈 수 있는 용인에 머물게 됐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없이 지내는건 외로울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현실을 조금 더 직시하면서 덤덤에서 정언호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강릉에서 정언호를 덤덤답게 만드는 취미나 활동을 하는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서핑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서핑은 겨울이어서 전혀 못하고 있어요. 사실 여름에도 자주 하진 못했지만, 겨울이고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나지 않아서 엄두를 못내고 있죠. 가끔 해변을 가면 겨울 서핑을 즐기는 분들을 봅니다. 그럴 때마다 '멋있다'라는 생각과 부러운 마음이 들어요. 동경의 대상이죠.

대신 출근 전에 운동을 하며 몸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9시까지 운동을 하고 10시에 출근하는 루틴을 이어가고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하니 운동도 너무 즐겁습니다. 기존에 많이 했던 크로스핏이 저를 극한으로 시험하는 맛이 있다면, 강릉살자 1기 멤버인 유리와 함께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여유롭게, 하지만 탄탄하게 제 몸을 만들어가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몸무게도 10kg 이상 감량했고 정신이 맑아져서 너무 좋습니다. 크로스핏은 정해진 시간에 제가 가야만 할 수 있었는데, 웨이트는 제가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한다는 점이 좋습니다. 아침 운동을 못한 날에는 룸메이트에게 "오늘 저녁 운동 Go?"라고 했을 때 함께 할 수 있거든요.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 진명근(Workroom033), 백나영, 황승택

장소 =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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