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트][파도의시선] 넓게 경험하고, 깊게 사랑하라 -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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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입니다. 매주 한 권,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파도의 시선'으로 선택한 책은 이승희· 정혜윤·손하빈·이육헌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퍼블리'에서 만든 책 답게, 브랜딩이나 마케팅 기법이 아닌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는 배달의민족, 스페이스오디티, 에어비앤비, 트레바리의 마케팅 실무자 네 사람입니다. 네 사람은 음식부터 음악, 여행, 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조직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있지만,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태도는 놀라울 만큼 서로 닮아 있습니다. 이들은 소속된 브랜드를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하며, 항상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운 채 세상을 관찰하고 경험의 접촉면을 넓혀갑니다. '내가 보기에 좋은 것, 내가 사랑하는 것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곧 마케팅의 출발점인 겁니다. 

이런 마음이기에 친구와의 소소한 대화 속에서도 마케팅 아이디어를 찾고, '핫플'을 순회하고 전시회를 챙겨보며 경험 자산을 쌓는 데 개인 시간을 기꺼이 투자합니다. 조금 달리 말하면 늘 마케터적 사고와 관점의 스위치를 'ON' 상태로 두고서 일상을 살아가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많아서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려 하고 새로운 자극에 열려있는 사람'(정혜윤), '누구보다 빨리 경험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승희)이 마케터의 길을 걷기에 적합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그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 또한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자질입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마케팅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이들이 실제로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과 마케팅 전략 이야기도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대표 마케팅 프로젝트로 자리 잡은  '배민신춘문예',  스페이스오디티의 이용자 커뮤니티를 구축한 뉴스레터 '오디티 스테이션',  이제는 여행업계의 아포리즘처럼 느껴지는 에어비앤비의 캠페인 슬로건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트레바리의 커뮤니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서브 브랜드 '무경계' 같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읽다 보면 , 이들이 왜 마케팅을 이야기하면서 '소통', '공감', '공유'란 단어를 꺼내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어쩌면 이 책 자체가 마케팅이란 개념에 대한 하나의 훌륭한 마케팅 프로젝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마케터라면 브랜드를 의도적으로 사랑하고, 브랜드의 대상도 애정을 갖고 관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사람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달라요. 아이디어에 집중하지 않아야 해요. 문제 찾기가 우선입니다. 아이디어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에요. 문제 설정에 뒤따라 나오는 생각의 더미일 뿐입니다. 문제점만 잘 파악하면 해결점이 될 아이디어는 차고 넘칠 것입니다." 이승희(배달의민족), 48-49쪽


"브랜딩 캠페인을 잘 해낸다는 것은 결국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오히려 꾸준히, 우리답게, 그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배민다움을 쌓아나가며 설득하고자 하는 대상을 향해 브랜드 철학을 계속 이야기하는 거죠. 브랜딩 캠페인일수록 돈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배민의 캠페인을 단기적으로 보면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배민다움을 견고하게 만들고, 배민을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끈기와 뚝심으로 꾸준히 하는 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또 한 발짝 나아갑니다." 이승희(배달의민족), 251쪽


"아무리 좋은 것이나 문제 되는 게 있어도 알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잖아요. 사람을 움직이려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마케팅은 소통입니다. 트일 소에 통할 통. 막힘없이 잘 통하고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혼자서는 성사되지 않고 대상이 필요합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잘 이해할 때, 원하는 게 비슷할 때 우리는 잘 통한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소통은 상대방을 대충 보지 않고 들여다볼 때 가능합니다. 마케팅은 상대를 관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통하는 길을 막는 장애물을 없애가는 모든 과정입니다." 정혜윤(스페이스오디티), 78쪽


"브랜드 마케터에게는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일관된 의사 결정을 위해 마케터만의 판단 기준이 필요합니다. 마케터가 기준 없이 일하면 협업도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담당자는 브랜드 키퍼brand keeper가 되어야 합니다. 골키퍼처럼 브랜드와 맞지 않는 가치를 포함한 아이디어나 기회는 아무리 영향력이 크더라도 브랜드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손하빈(에어비앤비), 302쪽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팅은 참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단기간의 압축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회사가 속한 시장과 산업이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이지요. (중략) 그런데 막막하고 막연한 시작 시기를 빠르게 지나 명확하고 뚜렷한 업무 영역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꾸역꾸역 뭔가를 하는 것입니다.

                                      "구린 초고라도 써라. 빈 페이지를 편집할 수는 없으니까." (애너 바이탈, 인포그래픽 디자이너)

글쓰기 또는 생산성과 연관돼 많이 쓰이는 문장입니다. 제가 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무엇이든 꾸역꾸역 시작해 한번 끝을 보고 나면 그 막막함은 어느새 사라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막막하다고 고민만 하지 말고, 퀄리티가 좋지 않더라도 일단 결과물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내보이세요. 반응이 좋으면 비슷하게 더 많이 할 수 있을 테고, 반응이 안 좋으면 지적받은 부분을 개선하면 됩니다. 작은 단위의 일에서 결과물이 별로거나 또 실패할 수도 있고, 저 역시 그 과정이 성에 차지 않아 아쉬워하고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먼저 시작하고 꾸역꾸역 지속하면서 개선해나가는 작업이 막막함을 명확함으로 바꿔 더 큰 임팩트를 가져오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육헌(트레바리), 438-4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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