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트][파도의 시선] 좋아하는 일을 정성껏 꾸준히 할 때, 삶이 곧 브랜드가 된다 - 『브랜드적인 삶』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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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입니다. 매주 한 권,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파도의 시선'으로 선택한 책은 임태수  『브랜드적인 삶』 입니다.  



10년 동안 브랜드 컨설팅을 했지만, 저자는 늘 '좋은 브랜드란 무엇인가' 고민합니다. 잠시 쉼표를 찍기 위해 제주도에 반년을 머무는 동안에도 늘 이 오래된 질문을 안고 있었는데요, 오메기떡을 사러 시장에 가던 길목에서, 제주산 우유가 진열된 슈퍼마켓 냉장고 앞에서, 친구를 따라나선 산책길에서 그는 해답의 조각들과 마주칩니다. 

제주에서 그가 만난 '좋은 브랜드'는 매끈하고, 크고, 화려하게 세공된 보석보다는 투박하고, 작고, 수수한 조약돌에 가깝습니다. 이 조약돌 같은 브랜드들은 찬찬히 오래 들여다보아야 그 가치와 매력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묵묵히 지속해온 사람들 손에서 시간을 들여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나다운 생각, 나다운 선택, 나답게 사는 삶을 깊이 고민하며 파고들어 간 내면의 어느 지점에서 브랜드가 발아한다고 설명합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즐겁지 않은 일을 놓지 못하는 건 저자가 보기에 '브랜드적인 삶'이 아니라 '마케팅적인 삶'입니다. 즐거워야 그 일을 꾸준히 할 수 있고, 꾸준히 하다 보면 잘하게 되고, 그렇게 그 일이 진정한 '내 것', 즉 나의 브랜드가 됩니다. 자신이 만든 팬던트를 보며 웃던 손님 얼굴을 잊지 못하는 쥬얼리 디자이너('오브젝트늘'), 오래된 물건의 가치를 수집하는 콜렉터('세컨드뮤지오'), 좋아하는 곳의 이야기를 열심히 전하는 기자와 편집자('매거진 인'), 아끼는 영화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기획자('우리각자의영화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제일 잘하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은 싱어송라이터('강아솔'), 추억의 더께가 묵직하게 쌓인 극장('서귀포관광극장'), 젖소에게 하모니카를 불어주는 목장 지기('아침미소목장'), 좋아하는 책으로 둘러싸인 안전한 아지트를 꾸린 두 친구('소심한책방') - 저자가 만난 '브랜드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좋은 브랜드'를 넘어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계속하다 보면 누구든지 그것을 잘해낼 자격이 있다. 바쁜 일상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문득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마음속에 조용히 반짝이는 별을 잊지 말고 자주 들여다봐야 한다." 53-54쪽


"브랜드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운영하고 참여하는 공간, 오래된 장소를 보존하고 새롭게 활용하는 공간, 결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지역 주민과 여행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시간의 흐름과 지역의 기억을 이어가고자 하는 그들의 자세와 그에 기반한 여러 활동들이 지역의 거리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래되어 낡은 공간은 이곳 사람들의 애착과 참여를 동력 삼아 더욱 반짝이는 가능성을 지니고 지역의 앞날을 공유한다." 188쪽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시대가 바뀌고 트렌드가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고유의 본질적인 성질, 말 그대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즉 고유한 브랜드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역시 너답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평소 그 사람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과 그 행동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너답지 않다'라고 하는 것은 평소와 다른 생경한 모습이 의아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사람과 변덕이나 기복이 심한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경우에 더 믿음을 느끼거나 호감을 갖기 마련이다.
'어떤 생각을 지니고 제품을 만들 것인가.' '제품을 통해 어떤 가치를 사람들에게 제공할 것인가.'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가' 같은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의 답에서 브랜드다움이 시작된다. 브랜드다움에 기반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다양한 접점에서 실체화한다. 이를 경험한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고유의 연상 이미지를 갖게 된다." 221쪽


"누군가가 어떤 일에 대해 소명 의식을 지니고 꾸준히 지속할 때 사람들은 비로소 그것을 브랜드라고 부릅니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심취할 만한 가치가 있고 또 잘해낼 자격이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친 작은 브랜드가 그 올곧음을 지켜내 언젠가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로 성장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249쪽



글= 한승희

사진= Workroom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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