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인사이트][파도의 시선] 여행,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다 - 『여행의 미래』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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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시선]은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서가 이름입니다. 매주 한 권, 로컬 크리에이터와 리모트워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파도의 시선'으로 선택한 책은 김다영  『여행의 미래』 입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2019년 5월, 코로나19로 전 세계 여행업계에 비상이 걸리기 한참 전입니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코로나19는 그저 다가올 여행업의 패러다임 변화 시점을 앞당겼을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변화의 강도와 규모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강렬하고 거대할 겁니다. 과거 여행업계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와는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이는 밀레니얼의 부상과 더불어, 코로나19를 계기로 여행의 방식과 목적을 중시하는 새로운 여행자 '프로마드(Promad)'가 크게 늘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합니다. 프로마드는 '급진적인'을 뜻하는 영어 단어 'progressive(프로그레시브)'와 유목민을 뜻하는 'nomad(노마드)'의 합성어로 '급진적인 유목민'을 가리킵니다. 프로마드는 '어디로 여행 가서 무엇을 할지' 보다는 '여행을 왜, 어떻게 할지'를 더 고민하는 사람입니다. 

여행 소비에서 점점 더 가치 있는 목적과 책임 있는 방식이 중요해지는 만큼, 여행 상품 공급자의 전문적인 '큐레이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여행 상품 공급자의 경험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에서 비롯된 여행 콘텐츠야말로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경험을 원하는 밀레니얼의 여행 욕구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거창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관광' 아닌 '라이프스타일 경험' 관점에서 신중하게 고른 장소, 섬세하게 짜인 동선이 밀레니얼 여행자에겐 더욱 값진 추억을 만들어줍니다.  



저자는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소 불편한 숙박을 경험하고 아주 만족했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베트남의 차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베트남 전통 차 전문가가 운영하는 '히엔 민 티 하우스(Hien Minh Tea House)'에서 이틀을 묵었는데요, 객실이 어두운 데다 침구 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조식도 제공되지 않았고요. 그런데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티하우스 직원으로부터 현지식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추천받습니다. 가게를 찾아 걸으며 저자는 자연스럽게 하노이의 아침 일상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죠. 근사한 조식이 제공되는 호텔에 묵었더라면 하지 못했을 경험입니다. 또 아침을 먹고 티 하우스로 돌아오니, 그 점원이 다구를 가져오며 함께 차를 마시자고 권합니다. 차가 준비되자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한둘 모여들더니 저자를 둘러싸고 수다를 떨기 시작합니다. 뜻밖의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이었죠. 저자는 앞서 묵었던 5성급 호텔에서보다 훨씬 더 소중한 추억을 허름한 티 하우스에서 얻게 됐다고 말합니다. 어느 여행 경험 플랫폼의 슬로건처럼 '여행은 살아보는 것'이 된 시대에, '로컬 라이프스타일'과 여행의 접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일화입니다. 



 파도의 시선이 머문 문장

"시간이 흐르고 나면 사람들은 다시 여행을 향유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여행 소비의 방향과 목적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디지털 노마드'라는 직업적 형태는 자의로 그러한 삶의 방식을 선택한 이들에 한정된 경향이 강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많은 기업이 재택 근무와 원격 근무를 채택하면서 이를 경험해본 이들은 일과 삶, 여행에 대해 좀더 유연하게 사고할 가능성이 높다. 일과 여가를 명확하게 분리했던 기존의 노동 환경이 변화한다면 여행의 목적과 형태는 필연적으로 이와 함께 진화할 수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의 여행자는 해외 여행을 별다른 이유 없이 떠나는 것에 책임 의식이나 비판적 시각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에 들어서면서 호주의 대형 산불, 코로나19 등 세계적인 사건들을 연이어 겪으며 기후와 환경변화의 악영향을 생생하게 체험한 여행 업계와 여행자는 이제 지속 가능성에 눈을 돌릴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디자인 호텔 네트워크인 디자인호텔스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보다 '왜, 어떻게' 여행을 하는지를 고려하는 새로운 여행자 '프로마드(Promad)'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로마드는 사전에 없는 신조어로, '급진적인 유목민(Progressive Nomad)'을 뜻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책임 의식과 목적성이 강화된 여행자 프로마드의 출현은 생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0-11쪽

"나는 밀레니얼 세대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보다 전문적인 테마와 구체적인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테마로, 어떤 관점에서 여행 정보를 묶고 소개할 것인지가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여행정보서 역시 이에 발맞추어 특정 분야나 테마에 집중해 전문가가 더욱 세밀하게 선별한 일정과 장소를 제안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여행작가가 오직 '관광'의 관점에서 여행지를 조명하던 시대를 지나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조명한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다. 거창한 주제까지 갈 것도 없이 쇼핑(의), 미식(식), 건축(주) 등 우리의 일상 및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만 생각해봐도 단순히 해외여행을 많이 다닌 여행작가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저자의 콘텐츠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할 수밖에 없다." 48쪽

"여행 업계의 주요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는 여행 중에도 건강과 몸매를 유지하고자 하는 니즈가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강하다. 그래서 지금의 여행자에게 건강과 다이어트, 스파와 휴식 등을 아우르는 웰니스는 갈수록 핵심적인 여행 목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글로벌웰니스협회(Global Wellness Institute)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웰니스 투어리즘 시장의 성장률은 기존 관광 산업(3.2%)보다 2배 이상 높은 6.5%를 기록했다. 또한 2017년에 6390억 달러 규모였던 웰니스 투어리즘 시장은 2022년이 되면 919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웰니스 목적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여행자는 관광 목적의 여행자에 비해 53%나 더 많은 돈을 쓴다. 이렇다 보니 전 세계 여행 업계가 웰니스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239쪽



글= 한승희

사진= Workroom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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