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만드는 사람들][TWC 5문5답] 디렉터 편 ③ 한승희

2020-04-22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기 위해 강릉에 모인 아홉 청년의 이야기 - 더웨이브컴퍼니 팀원 인터뷰

디렉터 편 ③ 한승희 | 로컬임팩트팀 디렉터

한승희 디렉터는 지난 2월 더웨이브컴퍼니에 합류했다. 현재 로컬임팩트팀에서 프로젝트 기획과 블로그 콘텐츠 제작을 맡고 있다. 


―더웨이브컴퍼니에 합류하면서 강릉으로 이주했다.

=소셜 섹터 전문 매체에서 기자로 일했다. 지난해 5월부터 지역에서 새로운 일을 벌이는 청년 팀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기획해 진행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이런 멋진 청년들을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나도 이들 중 하나가 되고 싶어졌다. 결국 조금이라도 젊을 때(핫) 모험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난해 12월 퇴사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언젠가 취재하리라 생각했던 '아이템'이었는데, 퇴사 3일 전에 더웨이브컴퍼니가 속한 '로컬어셈블'이란 네트워크 관련 보도자료를 받았다. 정보를 더 찾으려고 더웨이브컴퍼니 웹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채용 공고를 봤다. 타이밍이 참 절묘했다(웃음). 몇 주 생각하다가 지원서를 보냈고, 서울과 강릉에서 면접을 두 차례 치른 뒤 지난 2월 입사했다. 


―하는 일도, 사는 곳도 크게 바뀌었다. 적응은 좀 됐나.

=회사 생활도, 강릉 생활도 이제 막 두 달을 넘겼다. 아직은 다소 어리둥절한 상태다.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사는 곳의 변화보다는 하는 일의 변화가 더 크게 다가온다. 스타트업 업계 용어나 사업 제안서 쓰는 법부터 엑셀러레이팅, 브랜딩의 개념까지  공부할 게 많다. 덕분에 구독하는 뉴스레터와 브라우저의 즐겨찾기 목록이 싹 바뀌었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인데, 동료들이 내가 길을 잃지 않게 잘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현재 더웨이브컴퍼니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로컬임팩트팀에서 신규 프로젝트 기획과 운영을 돕고 있다. 더웨이브컴퍼니가 지역에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앞으로 어떤 영역에 힘을 실어야 할지 탐색 중이다. 또 내가 어떤 역량을 쌓고 발휘할 것인가도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게 가장 편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어서 로컬임팩트팀의 목표와 핵심 가치를 문장으로 정리해본다거나, 앞으로 그려나갈 시나리오를 써보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 미국 기업 아마존에서 회의할 때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대신 6쪽짜리 문서(6 pager)를 작성해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 우리 팀의 로드맵을 이 6쪽 자리 문서 형식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음, 쉽진 않을 것 같다(웃음).  

이 밖에는 회사 웹페이지 '블로그' 게시판을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해보려고 한다(기대하시라).

   

―더웨이브컴퍼니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 강원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목표는 원대하게 세워야 하지 않나(웃음). 실제로 우리가 강원·강릉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모일 수 있는 크고 작은 판을 깔고 있다고 생각한다. 033 크리에이터스 포럼이나, 로컬크리에이터 컨퍼런스2019(LCC2019), 로컬임팩트테이블2020(lit2020) 같은 행사들이 그 예다. 

주도적으로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해 여러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로컬 임팩트'를 만드는 역할도 할 수 있겠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을 여럿이 뭉쳐서 해내는 거다. 골목 축제나 연합 전시회처럼 말랑말랑한 것부터 정책 제안 포럼이나 지역 내 유휴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 같은 딱딱한 것까지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목표는 원래 크게 세워야 한다.


  ―앞으로 강릉 또는 더웨이브컴퍼니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 기후 위기는 내게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강릉이 빼어난 자연환경의 혜택을 누리는 도시인 만큼, 더 경각심을 갖고 이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웨이브컴퍼니에서 기후 위기 대응책을 주제로 한 해커톤이나 캠페인을 열 수도 있지만, 그 전에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 안에서 환경 오염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불필요한 인쇄물은 생략한다거나, 될 수 있으면 리사이클 소재를 활용한다거나. 

내가 좀 더 '프로 강릉러'가 되면 해변 플로깅 모임을 꾸리는 것도 생각 중이다. 많은 사람이 강릉의 최고 자원으로 꼽는 바다, 해변을 지키는 것도 로컬의 몫 아니겠는가. 그러려면 빨리 프로가 되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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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와서 급 '라이더'가 된 한승희 디렉터의 하드코어 라이프

= 이사하고 냉장고보다 자전거를 먼저 샀다. 자전거는 초등학교 때 이후 아주 오랜만에 타는 건데, 다행히 몸이 감각을 기억하고 있더라. 회사에서 집까지 자전거로 평균 30분 정도 걸린다. '자전거로 출퇴근한다'고 하면 뭔가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현실은 정반대다. 강릉은 바람이 세서 회사에 도착하면 머리는 늘 산발이 되어있고 얼굴은 얻어맞은 것처럼 빨개져있다. 또 도대체 어디에 긁히는지 발목에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간다.

강릉 온 지 두 달 만에 처음 자전거를 타고 바다에 갔다. 가는 동안 도로를 역주행하고, 페달에 발목을 두 번 찍혔다. 


어디선가 '힙스터'의 조건으로 ▲다듬지 않은 머리카락 ▲안경 ▲체크 셔츠 ▲채식주의 ▲자전거 타기 등을 꼽은 걸 본 적 있다. '앗, 나는 '힙'만 뺴고 다 갖췄구나' 하고 한참 웃었다. 힙은 됐고, 자전거로 낮은 오르막쯤은 거뜬히 오를 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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