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만드는 사람들][TWC 5문5답] 디렉터 편 ② 진명근

2020-04-22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기 위해 강릉에 모인 아홉 청년의 이야기 - 더웨이브컴퍼니 팀원 5문5답 인터뷰 

디렉터 편 ② 진명근 | 브랜드팀 디렉터

진명근 디렉터는 팀원 중 강릉에서 산 기간이 가장 긴 '진짜배기 강릉 로컬'이다.
2018년 말 더웨이브컴퍼니에 합류해 프로젝트 사진 아카이빙과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더웨이브컴퍼니 안에서 가장 순도 높은 '강릉 로컬'이다.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강릉에서 다녔다. 몇 개월씩 다른 도시에서도 살아봤는데, 매번 강릉으로 돌아오고 싶어지더라. 어른이 되면 강릉을 떠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에서 자라긴 했지만, 강릉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강릉에서 좀 더 재미있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며 살고 싶다.


―강릉 로컬이 말하는 '강릉의 라이프스타일'이란.

='캠핑'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강릉에서 '라이프스타일' 좀 즐긴다는 사람들은 차 트렁크에 간단한 캠핑 장비를 싣고 다닌다. 접이식 의자, 아이스박스, 캠핑용 식기류 같은 것들이다. 강릉은 캠핑하기 좋은 환경이다. 소나무숲도 있고, 해변도 있고, 산도 있다. 나 또한 돗자리와 간단한 먹을거리를 챙겨 들고 종종 무박 캠핑을 하곤 한다. 사람이 별로 없는 송정해변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기도 하고, 은하수 관측 명소로 잘 알려진 '안반데기'에서 별 구경을 하기도 한다.     


―어쩌다 더웨이브컴퍼니에 합류하게 됐나.

=대학 때 필름 카메라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진을 시작했다. 그 뒤로 사진을 나를 표현하는 주요 수단이자 전문 역량으로 삼게 됐다. 강릉문화재단과 인연이 닿아서 2년 정도 시민 대상 영상·사진 수업을 했는데, 그때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 작은 마을 안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한데 강릉 전체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궁금해졌다. 

지역을 주제로 작업할 생각을 하던 무렵에 김지우 대표가 강릉으로 돌아와 '로컬'을 주제로 창업할 계획인데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지우 대표와는 초·중·고 동창이고, 고등학교 때 카풀(car-pool)로 등하교를 같이하며 많이 친해졌다. 그런데 창업 준비 당시 나는 미국 LA에 있는 여행 에이전시에서 10개월 간 인턴으로 일하게 된 상황이어서, 인턴십을 마치고 2018년 말부터 더웨이브컴퍼니에 합류했다. 


―더웨이브컴퍼니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의 전반적인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다. 파도살롱을 열 때 당시 팀원 중 가장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이라 전담 매니저가 돼버렸다(웃음). 공간 운영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 잔일이 상당히 많으니까.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공간을 설명하면서 말주변이 늘었다.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 전경.


파도살롱은 강릉의 리모트 워커를 위한 코워킹스페이스면서 동시에 로컬 크리에이터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표방한다. 그래서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여서 많은 걸 혼자 책임지고 고민해야 하는 점을 힘들어한다. 이들에게 파도살롱이 '소속감'을 주는 커뮤니티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파도살롱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더웨이브컴퍼니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이야기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다. 밖에서는 서로 데면데면한 크리에이터들도 파도살롱을 통해 만나면 좀 더 편하게 교류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앞으로도 파도살롱이 로컬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놀이터로 단단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더웨이브컴퍼니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사진 아카이빙 작업도 하고 있다. 아무리 프로젝트 현장이나 결과물을 '기록'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라고 해도 구도나 색감 같은 요소를 고려해서 촬영하면 우리의 역량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프로젝트 내용이 훌륭하더라도 그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사진의 질이 나쁘면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으로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나. 

강릉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매일 보는 장면이어도 구도와 시선만 조금 달리하면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좋은 사진이란 이렇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 찍는 사람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자기만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 

관광객이 찍은 강릉 사진도 꼼꼼히 본다. 그냥 '관광객이 찍은 여행 사진'으로 넘기는 게 아니라, '여기를 이렇게 찍었구나' 하면서 들여다보고 그 장소에 가서 같은 방식으로 찍어보기도 한다. 항상 관성을 깨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릉은, 쭉 살아온 익숙한 곳이라서 오히려 내가 못 보고 지나치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을 거다. 잘 아는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사진이 주는 재미있는 충격, 그런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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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근 디렉터가 카메라에 담은 강릉의 사계절

봄 _ 봄, 하면 벚꽃이다. (더 이상 말해 무엇)


여름 _ 늦여름에 안반데기에 오르면 고랭지 배추밭 풍경이 장관이다.
배추의 초록색과 땅의 황토색이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색감이 무척 인상적이다.


가을 _ 단풍으로 울긋불긋 물든 산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대관령 쪽에 가면 키 큰 나무가 많은데, 꼬불꼬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기가 강릉 맞나?' 싶은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겨울 _ 눈이 내린 해변은 우리가 흔히 아는 해변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송정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탑에서 촬영했는데, 솔숲의 초록색, 눈 덮인 모래사장의 하얀색, 바다의 감청색, 아스팔트 도로의 진회색이 한 컷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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