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을 만드는 사람들][더웨이브컴퍼니와 함께하는 사람들] 양혜린 (강릉살자 1기 유자)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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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그리고 강원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더웨이브컴퍼니와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강릉살자] 양혜린 (1기 유자)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강릉살자' 홈페이지에는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멤버들의 프로필과 사진이 있습니다. 유자청이 담긴 병을 머리 위에 올리고 있는 양혜린 님은 강릉살자 1기 활동 당시 썼던 '유자'라는 별칭과 함께 상큼한 모습으로 나와 있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자는 유자차를 좋아할까?' 엉뚱한 궁금증을 갖고 춘천과 강릉, 서울을 오가는 그녀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양혜린 님의 해시태그

#INTP_ENTP #하하하 #대화 #자유로움 #전형적인P_먼_계획은_NO #나는_보통사람이다

 

강릉살자에서는 '유자'라는 별명으로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유자차를 좋아하는지도 궁금해요

이 질문 꽤 많이 받았어요. 답부터 드린다면 '네'입니다. 유자를 좋아해요. 유자차도 자주 마시고요. 사실 이런 인터뷰를 할 때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지 고민하다가 결국 굉장히 멋없게 소개했어요. "그냥 이것저것 하는 사람입니다. 하하 머쓱." 이런 느낌이었죠.

그런데 그게 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말 같아요. 이것저것 하는 사람. 제 전공은 디자인입니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그렸습니다. 수집하는 것과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지금은 스튜디오 55라는 작은 사업을 하게 됐어요. 1인 디자인 회사에요. 아직 소소하게 일하면서 준비 중이고요. 제가 수집한 기억과 느낌을 담은 무언가를 만들어서 사람들이랑 나누고 싶어요.

 


'유자'라는 강릉살자 1기에서의 모습과 인간 양혜린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똑같아요. 어떤 호칭을 쓰던 양혜린이라는 본질은 잘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유자로 불려왔던 시간이 조금 더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것처럼 느껴집니다. 4년 전쯤 유자라는 호칭을 맥락도 없이 즉흥적으로 만들었는데 다시 쓸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강릉살자에 참여하면서 유자라는 별명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스튜디오 55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삶도 그렇고 갑작스러움 그 자체거든요. 그렇게 헐레벌떡 만들어진 호칭이 오히려 저랑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유자로서 더 즐기려구요!

 

강릉이라는 도시에 오게 된 계기와 강릉살자에 대한 후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 또래들이 으레 하는 고민 있잖아요. 늦은 졸업, 취업, 앞으로의 삶을 대하는 태도 등등. 저도 그런 고민이 들 때쯤 '강릉살자'라는 프로그램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그때는 춘천에서 살아오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해있을 시기였는데 왠지 강릉으로 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와버렸어요. 뭘 할 때 고민을 크게 안 하는 스타일이라서 '나 바다 좋아하는데?', '나 지금 고민할 때가 아니라 사람들과 부딪혀야 할 때인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고 왔습니다.

강릉살자 후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경험을 20대에 하게 돼서 참 다행이야'였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삶의 원동력은 좋은 기억과 추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긴 삶을 이어나갈 텐데 이번 경험이 저를 더욱 저답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지역으로 삶의 반경을 넓히는데 일조했고요. 예전에는 '서울이 아니면 절대 안돼!'였거든요. 지금은 어디든 내가 나로서 있을 수 있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종착지에 다다랐을 때 왔던 길을 돌아보게 되는 것처럼 후에 제 삶을 반추해 봤을 때 꽤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혜린 님은 강릉과 춘천, 두 도시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춘천은 강릉과 비교해서 소규모 모임들이 많습니다. 지리적 조건 때문인 것 같아요. 춘천은 여러 겹의 산들이 도시를 감싸고 있어서 사람들끼리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게 쉽고 강릉은 바다가 있어서 좀 더 역동적인 경험에 접근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강릉은 (춘천보다) 예술가들 사이의 협업이 자주 있는 듯합니다. 춘천은 비교적 느슨한 연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도시가 좋아?"라고 묻는다면 둘다 좋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일은 보통 춘천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적인 부분에서는 비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저는 (강릉으로부터) 반은 떠나있고 반은 남아있는 사람입니다. 주말을 전후로 쉴 때는 친구들을 만나러 강릉에 와요. 하지만 결국 어느 도시에 남게 되는 건 일자리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오래 살아온 지역이 춘천이다보니 네트워킹이 그곳에 더 촘촘하게 되어있어요.

 

일상을 채우는 루틴이나 취미가 있으면 공유해주세요

첫번째는 채우는 시간 갖기입니다. 요즘 제가 가진 것들을 너무 많이 소진했습니다.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해야 하는데 채워질 시간을 갖기 어려울 만큼 바빴거든요. 쉬는 동안 채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쌓아놨던 것들 정리하면서 루틴을 찾고 있어요. 지금 제 삶을 보면 어질러진 방 같아요. 집 밖에서 좋은 것들 막 가져와서 쌓아는 뒀는데 정리를 안해서 정신없는 상태랄까요. 정리할 때가 됐어요. 새로운 루틴을 찾는데 시간을 쏟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모임을 좋아해서 지금도 여러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춘천에서 영화 기획 상영과 소규모 모임을 진행해 본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작고 소소한 모임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강릉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만든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인터뷰·글 = 변준수

사진 촬영 = 진명근(Workroom033), 양혜린 님 사진 제공

장소 =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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